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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때리기'에 K배터리 북미 ESS 장악 속도전

김소연 기자I 2025.03.18 15:25:01

美 중국산 배터리에 고관세 K배터리엔 기회
K배터리 지난해 공장 가동률 50%대로 뚝
북미 ESS에서 돌파구…시장 입지 키운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규제를 확대함에 따라 K배터리 시장에는 기회가 되리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눈을 돌리는 가운데, 미국의 중국 배터리 압박으로 북미 ESS 시장 장악이 본격화하리란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가격 경쟁력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25~28.4%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트럼프 정부 역시 10%의 관세를 추가할 예정으로, 중국산 배터리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미국은 내년부터 전기차뿐 아니라 ESS향 배터리에도 동일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CATL, BYD 등 중국의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며, 오는 2028년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배터리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중국 기업이 제3국을 통해 우회하는 것도 막는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 같은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압박 덕분에 K배터리는 유리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는 북미 ESS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내 증설 부지를 활용해 ESS LFP배터리 생산설비를 마련하기로 했다. LFP는 저가형 배터리로 주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부터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내에서 LFP 생산을 시작함에 따라 정면 승부에 나선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7월 넥스트에라에너지에 총용량 6.3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고 계약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총 공급 규모는 지난해 북미 전체 ESS 용량(55GWh)의 11.5%로, 금액으로는 1조원 수준이다. 아울러 회사는 ESS용 LFP 배터리는 내년 양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 K배터리 입지는 탄탄해지리란 전망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출하 실적은 8GWh(기가와트시)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집계됐다. 삼성SDI는 10GWh로 전년(9GWh)대비 소폭 확대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 업체의 놀이터였던 미국 ESS 배터리 시장이 K배터리에게 잠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배터리 업계는 공장 가동률이 50%대로 뚝 떨어진 상황으로,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는 처지다. LG에너지솔루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57.8%로, 3년 새 15.8%포인트 떨어졌다. 70%대에 달했던 공장 가동률이 50%대로 하락한 것이다. 삼성SDI 공장 가동률(에너지솔루션 부문)도 58.0%로, 3년 전(84.0%) 대비 26%포인트나 줄었다.

중국이 압박 받고 있는 북미 ESS 시장이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6억 7000만 달러로, 2034년에는 1조49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이 29.1%에 달한다.

SNE리서치는 “단기적으로 북미시장에서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유럽시장에서 중국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배터리 업체별 출하실적. 자료=SNE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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