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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성장·4월 금리인하 전망…해외서 韓경제 비관하는 이유는

장영은 기자I 2025.04.15 17:33:41

JP모건·씨티·노무라, 상호관세 발표 직후 경제전망 수정
올해 성장률 낮추고 금리인하 예상 시기 앞당겨
"국내 수출 악영향 크게 봐" "대선·추경 효과는 과소평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우리 경제에 대한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눈높이가 확 낮아졌다. 관세 부과 조치 발표 직후 성장률을 잇달아 낮춰 잡는가 하면 올해 0%대 성장률 전망도 다수 나왔다.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이들 기관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기도 앞당겨졌다. 국내 기관과 전문가들 10명 중 9명이 이번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에 비해 외국계 기관들은 인하 전망이 많았다.

(단위= %, 전년대비 실질 GDP성장률, 각 기관별 가장 최신 전망치 기준)


올해 성장률 0.7~1.2%…수출 타격·건설업 부진 등 반영

15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보고서 등을 통해 현재까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0%대로 전망한 기관은 JP모건, 씨티, ING은행, 캐피털이코노믹스(CE), iM증권으로 5곳 중 4곳이 외국계 IB다. 다수의 국내외 기관과 증권사들이 성장률 전망치 하향을 예상하면서도 관세협상과 추가경정예산, 조기대선 등의 효과를 저울질하며 신중한 입장인 것에 비해 과감한 조정이다.

영국계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상호관세 발표 이전인 지난달 말 미약한 정부 지출과 부동산 부문 침체를 이유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9%로 낮췄다. 마찬가지로 상호 관세 발표 직전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낮췄던 JP모건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발표 이후 0.7%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씨티도 이달 들어서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두 번 낮추면서 0.8%를 예상했다. ING은행도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내려 잡았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1%대 초반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노무라는 종전 1.5%였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낮췄으며,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산불 사태와 정치적 불확실성 여파로 올해 3월 성장세가 더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설문 결과 전문가 14명 중 12명이 이번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4월 금통위 동결이 대세인데…인하 가능성 제기

이틀 앞으로 다가온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낮출 것이란 예상도 외국계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왔다. ‘제로’ 성장률을 예상한 외국계 회사 4곳 중 3곳이 이번달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앞서 실시한 이데일리 설문조사에서 국내 기관과 전문가 90%가량이 동결을 전망했다. 이달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 중 대다수는 한은이 다음달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무역 정책으로 인한 경제 성장의 중대한 하방 리스크를 고려할 때 한은이 17일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며 “5월 금통위 회의는 대선 사전투표기간과 겹친다는 점에서도 4월 인하를 선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 교착 상태가 완화되고 성장률 하락 위험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더 많은 정책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이번달에 정부의 재정부양책(추경)과 함께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ING은행은 “원화가 2009년 이후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동 시장 전망과 성장 둔화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정당화한다”며 “5월보다는 4월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국내 실업률은 지난달 3.1%로 전년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외국계의 이같은 전망에 대해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원래 외국계 회사들이 전망을 조정할 때 위와 아래 양 방향으로 모두 센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 관세 정책의 수출 쪽 악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보는 것 같고 선거(대선)나 추경을 통한 성장률 상향 요인을 상대적으로 적게 잡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 자체가 시장의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것도 있지만, 그 이전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기존 전망대비 상당히 길어진 점이 부정적인 전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국내 건설 경기 부진도 국내 경기에 대한 비관론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미 관세정책과 추경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 변동성이 확대돼 있으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재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한은이 이번달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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