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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AI모델 딥시크가 성능이 낮은 AI칩으로 고성능 AI 구축에 성공하면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고가 반도체가 이전처럼 막대하게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황 CEO는 이에 대해 “첨단 인공지능(AI)을 위해서는 전 세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100배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며 “AI 추론 모델과 AI 에이전트가 엔비디아 칩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의 신제품이야말로 이 같은 변화를 가장 잘 지원하는 반도체라고 홍보했다.
◇2028년까지 신제품 라인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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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데이터센터 기준 성능으로 (이전 칩인) H100 ‘호퍼’ 대비 블랙웰은 68배, 루빈은 900배가 될 것”이라며 “같은 기능 대비 비용은 블랙웰이 호퍼의 13%, 루빈은 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AI칩이 두 가지 핵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AI시스템이 다수의 사용자에게 스마트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 두 번째는 답변을 가능한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질문에 답변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면, 고객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웹검색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랙웰 울트라가 초당 더 많은 토큰을 생성할 수 있어 기존 칩보다 동일시간 더 많은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블랙웰 울트라를 활용해 시간에 민감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프리미엄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2023년에 출시된 호퍼(Hopper) 시리즈 칩보다 최대 50배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C·로봇·6G까지 AI수익을 창출할 협업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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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하나는 개인용 AI슈퍼컴퓨터인 DGX스파크와 DGX스테이션이다. 이전에는 데이터센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AI기능을 데스크 탑으로 가져온다. DGX스파크와 DGX 스테이션은 아수스, 델, HP, 레노보 등을 다양한 컴퓨터 메이커를 통해 제조될 예정이다. DGX스파크는 이날부터 예약을 받고, DGX 스테이션은 올해 하반기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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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황 CEO는 차세대 자동차, 공장, 로봇에 AI를 사용하기 위해 제너럴 모터스(GM)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T모바일 US와 시스코 시스템스가 참여하는 AI 6G 무선 네트워크 하드웨어 프로젝트도 공개했다. 보스턴에 양자 컴퓨팅 연구실을 설립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엔비디아의 행보가 차기 먹을거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AI가 차세대 산업혁명 트리거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지만, 아직 실생활에 침투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일부 클라우드 업체에 의존한 성장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로서는 AI 투자가 실제로 실생활을 바꾸고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성대한 잔치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뜨겁지 못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도 3.74%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협력을 발표했던 GM 주가도 0.7% 내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식 시장에서 젠슨 황의 ‘마이더스 손’(midas touch)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그동안 고객 및 파트너 기업의 이름을 언급하면 해당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날 기조연설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