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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가 인용한 미쓰비시 종합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 자동차 중 미국 생산 비율은 40%로, 일본(60%)이나 유럽(70%)보다 낮은 편이다. 한국 내 자동차 생산 대수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4년 기준 67%로,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응해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릴 경우 한국 내 생산량은 연간 70만∼90만 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현재 생산량의 20%에 해당한다.
이처럼 미국 내 생산을 늘린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예외’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환영했지만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철회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외국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은 집권 1기 때보다 더 복잡해졌다”고 평했다.
예컨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건설하는 전기로에서 철을 만들 때 원료가 되는 철스크랩(고철)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방침 발표 이후 17% 올랐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25%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치솟은 철스크랩 가격은 철강업체에 타격을 줘 미국 철강 기업들의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
닛케이는 “세계 경제를 지탱해 온 자유무역은 전 세계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최적의 위치에 조달 및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이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짚었다.
앞서 지난 24일 현대차그룹은 4년에 걸쳐 210억달러(약 31조원)를 미국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새 투자 계획에는 현대차의 완성차 생산 체계 확대,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생산용 전기로 신설,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협력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