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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싱크홀과 지난달 24일 명일동 대명초교 교차로 앞에 발생한 거대 싱크홀의 거리는 2.5㎞에 불과하다. 대형 싱크홀 발생 이후 20여일간 강동구에서만 4건의 싱크홀이 생겼다. 사고 현장을 지나던 김모(86)씨는 “이러다가 다 내려앉는 게 아니려나 모르겠다”며 “여기서 40년이나 살았는데 공사를 하도 해대더니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닌지 싶어 불안해 못살겠다”고 말했다. 주변 음식점에서 일하는 허모(55)씨도 “갑자기 길을 걷다가 푹 꺼져 앉는다고 생각하니 무섭다”며 “제대로 보수공사를 한 건 맞는지도 걱정이다”고 했다.
싱크홀에 대한 걱정은 이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13일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서는 가로 5m·세로 3m·깊이 4.5m의 싱크홀이 생겼고 같은 날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애오개역 2번 출구 앞에서도 지름 40㎝·깊이 1.3m의 땅이 꺼졌다. 다행히 두 곳 모두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 11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터널 보강 공사 현장에선 도로가 붕괴하며 50대 작업자 1명이 이날까지 실종된 상태다.
최근 벌어진 싱크홀들의 공통점은 주변에 지하철역이나 지하 공사 현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명일동에서는 서울 도시철도 9호선 공사,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구간 공사가 한창이었고 부산에서는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공사 현장 주변에 사는 시민들은 ‘싱크홀 공포증’까지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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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규모 지하 공사를 원인으로 꼽는다. 여기에 보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물’이 지목된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토목공사 과정에서 땅을 잘 다지는 되메우기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빗물 등 물이 흐르면 땅속에 구멍이 생긴다”며 “그게 점점 커지면서 땅이 푹 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기상 이변으로 인한 극한 호우가 계속되는 날씨도 문제다. 조 교수는 “빗물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싱크홀이 발생했던 지역과 공사를 많이 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반 조사를 1년 365일, 10년이고 20년이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