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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에 따르면 SAP의 시가총액은 전날(24일) 종가 기준으로 3137억유로(약 3394억 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의 시총 2조 3300억크로네(약 3377억 9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기존 시총 1위 기업을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에 등극한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두 회사의 주가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그리고 거의 같은 폭으로 움직인 결과다. 24일 기준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1년 전보다 41.7% 하락한 반면, SAP의 주가는 41.3% 상승했다.
2023년 중반까지만 해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유럽 시총 1위였지만, 같은해 9월 비만 치료제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에게 밀렸다. LVMH의 시총은 24일 기준 2980억유로(약 3220억달러)로 SAP, 노보노디스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SAP의 상승세는 AI 열풍과 독일 경기부양책에 따른 증시 활황에 힘입은 결과라고 CNBC는 분석했다.
SAP는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클라우드 솔루션, 비용, 공급망 관리, 분석 등 다양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품을 제공하는 업체다. 최근 클라우드를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에 AI를 접목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시장에선 SAP가 대규모 고객 기반 및 풍부한 비즈니스 데이터를 활용해 앞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달 초 대형 소프트웨어 주식 부문에서 올해 1순위 투자 대상으로 SAP를 거듭 지목했다. AI를 활용한 업무용 클라우드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이주’가 향후 몇 년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여서다.
앞서 그는 지난 1월 “우리는 4만명의 고객으로부터 매우 풍부한 비즈니스 데이터, HR 데이터, 재무 데이터, 공급망 데이터, 판매 데이터 세트를 보유하고 있다. 모든 기술회사 중 가장 풍부한 비즈니스 데이터 세트”라며 올해 실적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SAP가 2023년 10월 출시한 AI 비서 ‘줄’은 이러한 내부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찾는 데 도움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독일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SAP의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는 진단이다. 독일 정부가 추진 중인 1조유로 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독일 DAX지수는 올해 16% 가까이 올랐다.
CNBC는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미래 제품 라인업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LVMH도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불안해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