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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식용유 아닌 인프라를 샀네"…英서 탄생한 똑똑한 M&A

김연지 기자I 2025.04.07 14:43:11

英 위트워스 푸드그룹, 식용유 강자 KTC에디블 인수
식용유, 마가린, 라드 생산하는 KTC로 공급망 강화
영국과 유럽 공급망 강화한 KTC로 더 빠르게 확장
양사 "유럽 식품 산업에 다양한 식재료 공급할 것"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식용유 브랜드가 아니라 로컬 인프라를 샀다’

영국 홈베이킹 재료 분야의 대표주자로 통하는 위트워스 푸드그룹이 현지 최대 식용유 제조·유통업체인 ‘KTC에디블’을 품은 것을 두고 현지 자본시장이 내리는 평가다. 단순히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차원의 전략적 인수·합병(M&A)이라기보다는 자사 제품을 누구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유통할 수 있는, 즉 로컬 인프라를 강화하는 똑똑한 거래였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현지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으로 해외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가운데 로컬 전략을 강화하는 딜(deal)이 탄생한 셈이다.

영국의 홈베이킹 강자로 통하는 위트워스가 식용유 강자로 통하는 KTC에디블을 품었다.
7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 위트워스 푸드그룹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 엔드리스로부터 식용유와 마가린, 라드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영국의 KTC에디블을 품기로 합의했다. 인수가를 비롯한 세부 정보는 비공개로, 하반기 안으로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M&A가 당국 승인을 얻으면 위트워스는 영국의 대표 종합 식재료 공급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지난 1886년 설립된 위트워스는 영국의 홈베이킹 재료 강자로 통한다. 애초 밀가루 제분 사업으로 출발한 위트워스는 지난 1971년 영국 왕실로부터 왕실 인증 마크를 수여하면서 품질을 인정받았고, 현재는 밀가루 외에도 베이킹에 사용되는 건조 과일과 견과류, 씨앗 등의 홈 베이킹 재료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의 제품은 영국 전역의 주요 슈퍼마켓 체인에 공급되고 있다.

영국의 베이킹 강자가 돌연 KTC 인수에 나선 이유로는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시장 지배력 강화 △공급망 강화 등이 꼽힌다. 그 중 업계에서 가장 의미있게 보는 요소는 공급망 강화 움직임이다.

영국 최대 식용유 제조·유통 기업인 KTC는 유통을 중심으로 강력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는 영국 전역에 수십 개의 창고와 운송·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최근에는 그 역량을 아일랜드까지 확장했다. 위트워스 입장에서는 KTC 인수로 자사 제품을 영국과 타 유럽 지역에 더 빠르게 유통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한 시기에 강력한 로컬 인프라를 갖추는 것 자체는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여기에 KTC는 그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회사인데다 지난 2023년 스코틀랜드 기반의 전문 마가린 제조업체와 아일랜드 기반의 식용유 유통업체를 인수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까지 확장했다. 그만큼 위트워스의 식재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함은 물론이고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셈이다.

위트워스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M&A는 위트워스의 성장 전략에 잘 들어맞는 거래”라며 “유럽 식품 산업에 밀가루와 식용유 등 다양한 식재료를 공급하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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