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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러 가다 갑자기 붕괴"…신안산선 구조 노동자 생존담

이재은 기자I 2025.04.14 13:47:23

12일 오전 4시 27분께 구조, 사고 발생 13시간여 만
"기계에 문제 있어 수리하려고 나왔다가 사고 당해"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20대 굴착기 기사가 “물을 마시러 가는 도중 갑자기 사고가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오전 4시 27분께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고립됐던 20대 굴착기 기사가 사고 발생 13시간여만에 구조되고 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14일 구조당국에 따르면 지난 11일 신안산선 붕괴 사고로 지하 30여m 지점에 고립돼 있다 13시간여 만에 구조된 굴착기 기사 A씨는 “기계에 문제가 있어서 수리하려고 나왔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구조 직후 이같이 밝히며 “수리하기 전 (휴게시설 등이 있는) 컨테이너로 가서 물을 마시려고 했는데 이동 중 갑자기 붕괴가 일어났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14일 구조대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의 굴착기는 붕괴 현장의 끝자락에 걸쳐져 지하터널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는 지하 30여m 아래에 고립돼 있었다.

사고 초기 관계당국과 전화 연락이 닿았던 그는 지난 12일 오전 4시 27분께 구조됐을 당시 하체가 흙에 묻혀 있어 온몸이 압박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 대원들은 크레인으로 200㎏가 넘는 상판을 들어올린 뒤 아래로 들어가 삽과 호미를 들고 땅을 파내며 A씨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대원들은 구조물 틈새로 A씨의 헬멧을 발견, A씨 주변에 있던 철근을 10㎝씩 절단하고 잔해물을 헤쳐 땅속으로 더 깊게 들어갔다.

구조대원들은 A씨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사람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며 실종자의 의식이 명료한 것으로 보인다고 상부에 보고하기도 했다.

이 작업을 6시간가량 이어간 구조대원들은 A씨를 찾아냈고 오랜 시간 수분 섭취가 불가능했을 그에게 초코 우유를 마시게 했다.

이후 대원들은 A씨와 일상적 대화를 하며 그를 안심시킨 뒤 지상으로 데려오는 등 구조 작업을 마무리했다.

연신 감사 인사를 했던 A씨는 쇄골이 골절돼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다.

구조 당국 측은 “A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어서 정식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께 발생한 신안산선 붕괴 사고와 관련해 포스코이앤씨 소속의 50대 노동자 B씨는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지하 35~40m 지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B씨에 대해서는 나흘째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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