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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7일 발표한 ‘2025년 3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신규 구직 인원은 4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2%(6만 3000명) 늘어난 반면, 기업들의 신규 구인 인원은 같은 기간 22.8%(4만 5000명) 감소한 15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구직 인원 대비 구인 인원 비율인 구인배수는 0.32로, 3월 기준으론 1999년(0.1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구인배수는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의미한다. 구인배수는 지난 1월(0.28)에도 같은 달 기준 1997년(0.2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올해 1분기 구인배수는 0.33으로 1분기 기준 1999년(0.212), 1998년(0.238), 2009년(0.326) 이후 역대 네 번째로 낮았다. 소수점을 고려하면 1인당 일자리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줄었다. 코로나 위기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던 2020년(0.423), 2021년(0.422)보다도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구인배수 감소는 공급(구직자 수)보다 수요(구인자 수) 영향이 컸다. 올해 1분기 구직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3만 7200명 늘어난 반면 구인 인원은 7만 1700명 줄었다. 기업들이 채용 문을 걸어잠그며 1인당 일자리 수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올해 채용 규모를 낮게 잡은 것인지, 채용을 미룬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기업들이 금융위기 때만큼 현 경기를 안 좋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내외 각종 불확실성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3월 구인 인원 감소분(4만 5000명) 중 제조업에서 2만 5000명이 줄었고, 그 중에서도 기계나 금속가공 등 전통산업을 중심으로 감소가 컸다”며 “각종 불확실성 요인이 생기며 이를 대비해 신규 채용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말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543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15만 4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기준으론 관련 집계가 시작한 1997년 이후 최저 증가폭이다. 사회안전망에 편입된 일자리 증가세가 외환위기 때보다 둔화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상시가입자 증가율(0.8%)은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4년 1월(1.0%) 이후 최저를 기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