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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에도 선방한 모습이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34억달러)이 전년대비 32.0% 늘며 전체 실적을 주도했다. 선박 수출액(6억달러)도 전년대비 무려 694% 늘며 힘을 보탰다. 이달 미국 관세 압력이 본격화했음에도 2월 이후 이어져 온 전년대비 수출 증가 흐름이 3개월 연속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앞으로의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 일단 열흘간의 단기 수치인 만큼 조업일수 증가 영향이 컸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토=0.5일)로 지난해 7.5일 대비 하루 늘었고 수출이 13.3%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만들었다. 그 영향을 뺀 일평균 수출액은 0.2% 소폭 증가에 그쳤다.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한 승용차(18억달러)와 철강(13억달러) 수출은 각각 전년대비 11.9%, 4.2% 늘었지만 일평균 환산 땐 감소다. 중국발 공급 과잉 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제품 수출액(13억달러)은 이 기간에도 전년대비 3.9% 줄었다.
반도체 수요산업인 정보통신기기(ICT) 수출 감소도 불안감을 키운다. 무선통신기기 수출(5억달러·9.3%↑) 역시 실질적으론 전년대비 감소했고, 컴퓨터주변기기(2억달러·14.1%↓)와 가전제품(2억달러·22.4%↓) 수출은 큰 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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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형 국무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대미 협상 준비에 착수했다. 또 글로벌 관세전쟁에 대비해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계획을 마련해 놨다. 그러나 어쨌든 현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전문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는 3월에 이어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발 관세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는 중”이라며 “수출업계는 미국 관세 조치 여파를 상당히 엄중하게 보고 있고 그 영향이 조금씩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기간 수입액은 197억달러로 전년대비 6.5% 늘었다. 원유 수입액 증가(27억달러·10.2%↑)와 함께 반도체도 수출 증가에 따라 수입액(24억달러·15.5%↑)이 늘었다. 그러나 수출과 마찬가지로 실질적으론 감소 흐름이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1억달러 적자였다. 다만, 통상 수입액 집계는 월초에 몰리는 만큼 월초 11억달러 수준의 적자는 월말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