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잔디밭에 전시된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을 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백악관 진입로에는 사이버트럭과 모델S 등을 포함 테슬라의 차량 5대가 주차됐다.
|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설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테슬라를 구매할 계획”이라는 게시글을 올린지 단 몇시간 만에 백악관 남쪽 잔디밭은 테슬라의 임시 전시장으로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취재진들에게 자신이 새로 구매한 테슬라 모델 S를 선보인 뒤 “약 8만달러(약 1억1600만원)에 판매되는 이 차량을 수표로 구매했다”며 “백악관에 두고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구매가 판매 부진과 주가 하락에 시달리는 테슬라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손에는 ‘테슬라의 모든 차량에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되어 있고, 이 기능은 매월 2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메모를 들고 있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인 풀셀프드라이빙(FSD)에 대한 설명으로 보인다. FSD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엄격한 규제에 가로막혀 상용화하지 못한 기술이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델 S에 시승할 때 조수석에 같이 올라탄 뒤, 모델 S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시속 약 100km)까지 몇초 만에 도달할 수 있는지 등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델 S를 직접 운전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동안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에 대해 “웃기는 일”이라며 전기차 산업에 혜택을 주면 안 된다고 공격했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그는 친구들로부터 테슬라에 대한 좋은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기자들 앞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옆에 머스크를 세워두고 테슬라 차량 구매 이유에 대해 “첫째로 이 제품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이 사람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며 추켜세웠다.
이어 “아주 작은 그룹의 사람들이 그를 매우 부당하게 대했는데, 나는 사람들이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며 “그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사기와 낭비, 모든 종류의 문제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곧 우리나라는 매우 강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 신분으로 차를 운전할 수 없다면서 새로 구매한 테슬라 차를 “백악관에 두고 직원들이 사용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카메라 앞에서 공개적으로 테슬라를 시승했고, 심지어 댄 스카비노 백악관 부국장은 머스크 CEO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생중계했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주) 이날 자신의 X에 이날 행사 영상을 올리며 “부패가 공개적으로 드러난다고 해서 그것이 부패가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한 뒤 이날 테슬라 주가는 반등했다. 전 거래일보다 3.79% 오른 230.58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는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활동하며 연방 정부 인력들 대대적으로 감축하고, 독일 총선에서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지지하며 논란을 빚었다. 그의 정치적인 행보에 반대하는 시위와 테슬라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테슬라 차량과 매장, 충전소 등을 겨냥한 방화·총격 등 과격한 공격도 연일 잇따랐다. 이런 기류가 테슬라의 차량 판매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월가의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전날 주가가 15.4%나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