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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불황기에 소주와 라면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술 한잔과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효자상품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불황이 장기화되고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불황엔 소주·라면’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소주의 2023년 소매점 매출은 2조 3515억원으로 전년대비 5.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라면의 소매점 매출은 2조 3898억원으로 전년대비 2.45% 늘었지만, 3년 연평균 성장률인 4.89%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이 수요가 간편식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다양한 간편식이 나오면서 라면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냉동간식과 냉동국탕찌개 매출은 각각 2110억원, 3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01%, 23.42% 성장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술을 소비하는 트렌드도 달라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술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었다”면서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술을 마시는 연령대가 이동하고 술은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간편식 등 대체할 제품이 늘어나면서 라면 소비량도 정점을 찍고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