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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공공기관 지방 이전, 혁신도시 틀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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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기자I 2026.09.23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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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혁신도시, 외곽지역에 조성
기존 도시와의 연계 제한적
주변상권 되레 쇠퇴 가능성
집적효과·경제성 고려 이전을
정주 여건 개선도 서둘러야

[목멱칼럼]공공기관 지방 이전, 혁신도시 틀 넘어야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수도권 집중은 만병의 근원이라 할 만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거 정부의 대표 정책은 공적기관의 지방 이전이었다. 이달 초 정부는 2차 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이 수도권 집중 완화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자 적는다.

먼저 중앙행정기관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43개 기관이 세종시 등으로 이전했으나 아직도 많은 기관이 서울과 과천 등에 남아 있다. 정부는 법무부, 성평등가족부 등은 내년 상반기부터 이전하며 경찰 등은 청사 신축 이후 이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이전은 보류됐다. 한국의 국내외 금융기관이 대부분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가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일리가 있다. 금융위의 기능만 보면 서울 잔류의 설득력이 더 높다. 그러나 금융위 역시 행정부의 일원으로서 세종시 소재 타 부처와의 업무연계성을 고려해야 한다. 일단 국제금융을 담당하는 재정경제부와의 연계 필요성은 부처통합까지 논의됐던 수준이다. 또 금융위는 올해 252조원의 정책금융 공급을 위해 산업부·중기부·과기부 등 관계부처와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위 업무는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부 등과도 밀접하다. 민간 금융사와의 대면관계는 정책수립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관치금융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미국도 금융 중심지는 뉴욕이지만 재무부와 주요 연방 금융정책·감독기관들의 본부는 워싱턴 DC에 있다. 단 금융위와 금감원은 긴밀한 업무관계를 고려할 때 같이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

공공기관에 대해 정부는 수도권의 350여 기관에 대해 연내 이전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실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운 원칙은 수도권 잔류 최소화, 나눠 먹기식 배분 지양,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배치, 지역 대학·산업을 연계한 자족적 정주기반 확충, 속도감 있는 이전이었다. 모두 공감되나 이 중 혁신도시 중심에는 이의를 제기한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을 이전받아 산학연 협력으로 지역의 성장 거점이 되라는 취지로 조성됐다. 이에 따라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5개 공공기관이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많은 혁신도시가 교육, 의료, 문화 등 인프라가 부족한 외곽지역에 조성돼 기존 도시와 연계가 제한됐다고 지적한다. 혁신도시로 인해 기존 도시의 상권이 쇠퇴하기도 했다. 사실 혁신도시를 신도시 건설로 접근한 것은 잘못된 구상이었다. 부산혁신도시처럼 도심형으로 지었어야 했다. 수도권을 대체할 도시를 비수도권에 만들어야 하는데 혁신도시는 광역시 중심의 거점 형성을 저해했다. 실제 광역시의 인구가 광역도보다 더 빨리 감소하는 것이 최근 추세이다.

기관 이전은 정주로 연결돼야 한다. 거의 모든 공공기관에서 지방 이전 이후 젊은 직원의 퇴직이 증가했다. 특히 LH공사는 34세 이하 퇴직자의 증가폭이 다른 기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눈길을 끈다. 이는 단순한 기관 이전만으로는 직원들의 정착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거·교육 등 정주 여건, 배우자 일자리, 수도권과의 교통 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실제 진주는 서울로의 소요 시간이 부산, 울산보다 더 긴 혁신도시다. 공공기관 이전은 정주 기반 개선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

이렇게 보면 공공기관은 대도시로 이관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렇다고 이미 만들어 놓은 혁신도시를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공공기관의 입지는 어디에 가야 가장 큰 집적효과를 낼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 기존의 혁신도시 내 기관과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공공기관은 혁신도시로 이전하자. 하지만 연구개발 등 지식서비스 관련 기관은 대도시로 보내야 한다. 나아가 기존 혁신도시의 미래를 유형별로 독자적 발전, 주변 대도시와 연계강화, 관련 지방정부 간 통합으로 나눠 추구하기를 권한다. 공공기관의 입지는 행정구역이 아니라 경제권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행정구역은 땅 위에 그어 놓은 선으로 지울 수도, 새로 그을 수도 있다. 대통령이 천명한 나눠 먹기식 배분을 지양한다는 원칙이 철저히 관철됐으면 한다. “장작을 흩어놓으면 불을 피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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