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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환율·경기침체 우려에 항공업계 '한숨'

이윤화 기자I 2025.04.13 14:27:09

미국發 관세 폭풍, 원·달러 환율 1500원대 가능성
대한항공 1분기 매출 최대치에도 영업익 19% 감소
유가 하락했지만 경기침체 장기화 땐 물동량 줄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 상승 장기화 전망에 국내 항공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상호관세 적용을 90일 유예하면서 달러 급등은 잠시 소강 상태지만, ‘관세 전쟁’ 격화 가능성에 원·달러 환율 1500원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급격히 커진 환율 변동성과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영업이익 타격이 커질 것이라 보고 있다.

인천공항 활주로에 대기 중인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기. (사진=연합뉴스)
항공업계는 상호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진 않지만,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정비비 등 주요 고정비용을 모두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가장 타격을 받는 업종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외화 평가손이 350억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오를 때마다 세전 순이익이 5192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지난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액은 3조9000억원을 기록, 역대 1분기 중 최고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환율 상승 여파에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나 감소한 3509억원에 그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 및 정비비 증가, 환율 상승에 따른 조업 단가 인상 등에 따라 영업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는 항공업계의 사업 환경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1484.1원을 기록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90일 관세 유예 발표 이후 11일 야간 거래 종가 기준 1421원을 기록하며 1420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67.6원으로, 서울 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된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환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1500원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면서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해 환율 추가 급등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는 떨어지고 있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가격 하락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중장기적 관점에선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초 80달러 내외에서 거래됐던 서부텍사스유(WTI) 선물은 지난주 60달러 밑으로 내려가며 2021년 4월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항공사 전체 영업비용의 약 3분의 1일 차지하는 유류비 부담은 줄어들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화물 물동량과 여객 수요가 급감할 우려도 상존한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인 2018년 미중 관세 전쟁 여파로 글로벌 항공 화물 시장 성장률이 급감한 바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당시 글로벌 항공 화물 시장 연간 성장률은 3.5%에 그쳐 1년 전 9.0% 성장한 것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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