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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율 하락 속에 가격 올린 식품업계…이유보니

노희준 기자I 2025.03.19 06:01:30

지난해 전년대비 원가율 제일제당 73%→71.3%로 하락,
롯데웰푸드 72.2%→70.4%, 빙그레 68.4%→68%
제당·웰푸드 “식품 원가율은 하락”...빙그레 “해외 수출 증대 덕분”
“원가 하락 속 인상 얼마든지 가능...이유, 배경 따져봐야”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최근 주요 식품기업들이 원가 부담 등을 이유로 잇달아 제품가격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지난해 일부 기업들은 원가율이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 원가율과 소비자 가격 전가 사이에는 일대일 대응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만큼 인상 배경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우깡과 신라면 가격을 각각 50원, 100원씩 올린 농심(004370)은 지난해 원가율이 71.9%로 전년 69.6%에서 2.3%포인트(p) 높아졌다. 원가율은 거둬들인 매출액에서 지출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기업 입장에선 숫자가 작을수록 좋다. 가령 매출액이 1000억원이고 매출원가가 600억원이면 원가율이 60%다. 원가율이 높아졌다는 의미는 동일한 매출을 일으킬 때 들어가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의미로 수익성 약화로 연결된다. 이는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매출원가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가로 원재료비와 근로자 인건비 등이 포함되는 노무비, 전기료와 포장비 등 제조경비 등이 들어간다.

지난해 12월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 오리온도 원가율이 소폭 올랐다. 오리온(271560)의 지난해 원가율은 61.5%로 전년보다 0.2%p 상승했다. 최근 식품업계의 원가율 상승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콜릿의 주 원료인 카카오 국제가격은 최근 2년간 4배 이상 급등했고 견과류도 6년 새 2배 올랐다. 인베스팅 닷컴에 따르면, 농심에 영향을 많이 주는 미가공 팜유 선물 연평균 가격도 지난해 메트릭톤(MT, 100kg=1톤)당 939달러로 2023년보다 13.7% 상승했다.

반면 원가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도 있다. CJ제일제당(097950)(대한통운 제외)은 지난해 원가율이 71.3%로 전년 73.0%보다 1.8%p 하락했다.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비비고 만두, 햄, 소시지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수익성이 개선된 바이오부문이 함께 합쳐 있기 때문”이라며 “식품부문만 떼어보면 원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6201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5.5% 수준이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5.3%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0.3%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바이오부문 영업이익은 3376억원으로 8%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94.6%p 늘었다.

지난달 17일부터 빼빼로 등 일부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 롯데웰푸드(280360)도 지난해 원가율이 70.4%로 전년보다 1.7%p 줄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가격을 인상한 제과부문은 지난해 원가율이 60.3%로 전년보다 0.1%p 올랐다”며 “코코아, 당류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고 코코아는 올해에도 계속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고환율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원가율은 63.9%로 1년 새 5.2%p 상승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익이 196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빙그레(005180)도 지난해 원가율이 68%로 전년보다 소폭(0.4%p) 하락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인상 제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상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는 커피, 코코아, 과채농축액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회사 전체 원가율 변동이 거의 없었던 요인은 수익성이 좋은 해외수출물량이 늘어난 덕분이고 원가인상 압박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빙그레는 이달 더위사냥, 붕어싸만코 등 아이스크림과 커피, 음료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업계에서는 원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원가율을 낮추는 상황에 한계가 올 수 있고, 기업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나 향후 원가 상승이 예상될 때 선제적 차원에서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가격 차별과 품질 개선,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동시에 진행해 제품 고급화 전략 차원에서 가격을 인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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