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사회구조 변화와 자동차 시장' 분석 보고서
국내 자동차 등록 수 늘지만 증가율 수치는 감소
연간 증가율 2015년 4.3%→2024년 1.3% 급감
여성·고령자 중심 경제적 차량 수요 확대 가능성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연간 증가율은 고령화와 경제성장률 하락 등에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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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연구원이 13일 발표한 산업분석 보고서 ‘인구·사회구조 변화와 국내 자동차 시장’에 따르면 과거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는 경제성장과 소득수준 증가 등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증가해왔지만, 최근 성장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 경제성장률 하락 등에 자동차 연간 증가율 수치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등록대수(관용영업용 포함)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약 2600만대를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1990년 27.6%에서 2000년 8.0%, 2010년 3.6%로 감소하다가 2015년 4.3%로 소폭 반등했으나 2020년 2.9%, 2024년 1.3%로 줄고 있다. 국내 승용차 등록대수는 2020년부터 연평균 0.9% 증가해 2040년 정점에 도달한 이후 점차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현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활발한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주요 소비층인 30~50대 인구비중이 증가해 왔으며, 경제성장에 따른 차량 소유·운행 성향도 함께 향상되면서 자동차 등록대수가 빠르게 증가해 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최근 고령화의 가속화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및 잠재성장률의 하락 등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자동차 등록대수가 순감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최근 등록대수 통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 연령대별로 자동차 등록대수에 차별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주 수요자가 고령화되는 추세다.
특히 생산가능인구 중 핵심층인 30~40대의 총 자동차 등록대수는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인해 답보 또는 다소 감소하고 있으며, 개인별 차량 보유율의 증가도 타 연령대에 비해 더딘 상황이다. 30대의 1인당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 10년간 평균 0.9% 증가해 80대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혼인·출산율이 저하됨에 따라 자가용 보유의 필요성이 다소 감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임현진 선임연구원은 “30~40대 인구 수 비중은 지난해 1400만명(28.5%)에서 오는 2035년 1300만명(26.0%)로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해당 인구의 소비성향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자동차 수요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60~80대의 총 자동차 등록대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나, 개인의 차량 보유 성향 증가로 인한 영향보다는 고령층의 인구 증가로 인한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별에 따른 자동차 등록대수를 비교해보면 사회진출이 활발해진 여성들의 차량 보유·운행 성향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20~80대 여성의 1인당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기준 전국 평균 0.28대로 아직 남성(0.75대)의 약 37%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 격차는 완만하게 감소하는 중이다. 또 남성 대비 낮은 여성의 차량 보유율은 향후 경제활동참가율 증가에 따른 높은 소비 잠재력을 의미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보다는 수도권 등의 차량등록 대수 증가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도시의 높은 생계비와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 등으로 인해 1인당 자동차 평균증가율(2015~2024년 평균)이 0.6%로 경기 및 인천(1.4%) 등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인구 감소 영향이 더해져 타 지역 대비 총 등록대수 증가세(0.6%)도 다소 둔화하는 추세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경제·사회적 변화 요인과 각 그룹별 특성 등을 고려 했을 때,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 여성 및 고령층의 영향력이 증가하는 한편 경제성 있는 모델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력이 향상된 여성과 더불어 높은 인구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고령층의 수요 증가가 전망돼 실용적인 차량 위주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주거 특성의 변화, 도시화 등의 특징 역시 30~40대 및 수도권 지역의 인구를 중심으로 경제적인 차량에 대한 수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