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고 돌아와 식재료를 품에 안고 “문 열어줘”라고 하자 냉장고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애호박을 냉장고에 넣자 스크린에 ‘애호박’이라는 알림이 뜨고, 레시피도 추천해준다. 오늘도 저녁 메뉴 고민은 덜었다.
‘세탁기, 냉장고, TV부터 전등 스위치까지 손쉽고 안전하게’. 삼성전자가 집 안에 있는 가전을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가전 솔루션을 선보였다. 스마트한 가전으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보다 엄격한 보안을 통해 안심할 수 있는 ‘AI 홈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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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8일 서울 광진구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열고 새로 출시하는 AI 가전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문종승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개발팀장 부사장은 “하드웨어 혁신을 넘어 기기 간 연결과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를 이해하고 돌보며 문제를 해결해주는 AI홈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가전에 탑재된 ‘AI 홈’ 터치스크린 솔루션을 소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6년 스크린이 탑재된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 세탁건조기 등에 스크린을 탑재했는데, 올해는 일반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인덕션, 오븐까지 스크린 적용을 확대했다.
일반 냉장고에는 세탁건조기(7인치)보다 더 넓은 9인치 스크린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냉장고에 탑재된 9형 스크린에서는 일정·날씨·추천 식당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형태 ‘데일리 보드’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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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새로워진 건 가전에 탑재되는 스크린이 단순 정보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전들의 관제탑 역할인 ‘허브’ 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TV나 스마트폰에서만 기기 간 연결 플랫폼 어플 ‘스마트싱스’를 사용해 가전을 제어할 수 있었는데, 새로 출시되는 세탁건조기·냉장고에 탑재되는 스크린에서도 스마트싱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장을 보고 돌아와 손에 짐이 한가득일 때, 휴대폰을 찾지 않고도 냉장고 앞에 서서 ‘거실 불 좀 켜줘’라고 하면 사물인터넷(IoT)과 연결된 전등 스위치가 켜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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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다” 보안 거듭 강조…“올해 로청 1위할 것”
삼성전자는 이날 가전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는 점도 한층 강조했다. 최근 중국산 로봇청소기 등 가전의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의 보안이 강력하다는 점을 내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부사장은 “디지털과 AI로 제품이 변화하는 만큼 이를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안 시스템을 혁신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보안 솔루션인 ‘녹스(Knox)’를 통해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는데, 기존 프리미엄 라인업인 패밀리허브에만 지원됐던 ‘녹스 매트릭스’를 올해부터는 와이파이가 탑재된 전 가전기기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 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로 연결된 기기들이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다가 외부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의 연결을 끊고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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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 안전성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되는 2025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부터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로봇청소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하드팩 타입으로, 화재 등 위험에도 타사 제품보다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모바일·TV·가전 등 삼성전자 완제품 부문 수장을 해온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별세로 인한 리더십 공백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문 부장은 “기존부터 구체적으로 추진 방향과 계획을 세워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체 가전사업부 임직원들이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