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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과제는 지속적인 시장개혁이다. 증시 조정은 개혁의 깊이나 속도에 대한 부정 평가나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의 순환적인 리밸런싱(위험관리) 때문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외신들은 지속적 시장개혁을 오히려 주문한다. 체질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정책 수요를 지속 발굴해야 한다. 또 하나의 과제는 상승장에서 과소평가된 시장 ‘쏠림’ 문제이다. 경제와 산업의 쏠림이 주된 원인이라 자본시장정책만으론 한계가 있지만 쏠림의 구조적 성격으로 인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쏠림 완화가 더 중요해졌다.
지배구조 개혁은 제도 변화만 보면 사실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사의 책무(충실의무 대상 확대)와 구성(독립이사 비중 확대), 선임 방식(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등 지배구조 개혁이 속도감 있게 완결됐고 주주환원도 자사주 원칙 소각, 예외 주주통제 강화, 보유 및 처분 공시 강화를 통해 질적 변화를 이뤘다. 기업가치제고계획, 지배구조보고서 등 강화된 실행 수단을 통해 정책효과를 최대한 끌어내는 게 중요해졌다.
그러나 근본적인 질문은 남았다. 소유집중이 심한(지배주주 지분율 40%대) 우리나라에서 영미형 국가 같은 지배구조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사회 개혁만으로 과도한 기대는 성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합병(M&A) 등 자본거래에서 일반주주를 두텁게 보호하는 제도 개선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중복상장과 관련해 대주주 의결권 3% 룰 도입은 일반 주주의 통제를 실질화하는 의미있는 조치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의무공개매수 도입 논의는 중요하다. 도입이 되면 개미투자자도 경영권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M&A시장의 좋은 딜과 나쁜 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인수제안 50%+1 이상 요건은 상장기업의 높은 지배주주지분율을 고려할 때 일률적 적용보다 지배주주 지분율에 따라 유연하게 설계하는 것이 일반투자자보호 목적에 보다 부합할 것이다. 또 지배권 교체 후 미래가치를 비관할수록 경영권프리미엄을 받고 매도하려는 투자자가 많을 것이므로 초과청약의 경우 영국처럼 모두 의무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튜어드십코드 또한 관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과제는 쏠림과 변동성 관리다. 직접 대책으로 대표 투자지수에 편입 한도(cap) 두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캡 도입은 장단점이 있어 신중히 판단할 문제이나 단일종목캡(24%)과 종목합산캡(4.5% 이상 종목 합산 48% 이하)을 엄격하게 운용하는 나스닥 100을 비롯해 산업 쏠림이 심한 네덜란드(ASML), 덴마크(노보노디스크), 핀란드(과거 노키아) 등 대만을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 캡을 두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이들의 운영 경험을 살피며 숙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캡을 도입한다면 그에 따른 투자자 선택권 제약을 액티브펀드 등으로 보완 가능한지, 캡 조정에 따른 특별리밸런싱이 어느 정도 시장 충격을 야기하는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돼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대책은 장기투자의 기관투자가 육성일 것이다. 인공지능(AI) 시대 최강의 첨단 기술력으로 거듭나는 국내 산업 경쟁력과 국내 증시의 글로벌 비중 상승(3%) 등을 고려하면 기관투자가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예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적립금 500조원의 퇴직연금과 준비금 1000조원의 보험회사가 제대로 된 기관투자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 주체는 무늬만 기관투자가이지 실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와 선진시장의 중요한 차이이다. 형식과 실질의 격차가 메워질 수 있도록 기금형 퇴직연금을 제대로 도입하고 글로벌 보험사처럼 보험사가 기관투자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자본규제와 운용규제를 혁신할 때 자본시장도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질적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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