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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美평판 망쳐"…3월 미국 방문한 유럽 관광객 급감

방성훈 기자I 2025.04.13 10:49:26

서유럽 관광객 전년比 17% 감소…전체 방문객도 12%↓
덴마크 30% 이상↓…독일·스페인 등도 20% 이상 줄어
항공·호텔 예약 취소도 잇따라…"美경제에도 큰 위협"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달 유럽 여행객들의 미국 방문이 급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발 심리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청(ITA)에 따르면 올해 3월 미국에서 1박 이상 체류한 서유럽 방문자 수는 1년 전보다 17% 줄었다. 국가별로는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출신 방문자 수가 전년 동월대비 30% 이상 급감했고, 독일, 아일랜드, 스페인, 노르웨이에서 온 방문자 수도 20% 넘게 줄었다.

전체 미국 방문객 수는 전년 동월대비 12%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1년 3월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및 관세 정책, 해외 원조 중단, 캐나다와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행 웹사이트 카약의 공동 창립자인 폴 잉글리시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두 달 만에 미국의 평판을 망가뜨렸다”며 “이는 미 경제에 또 하나의 끔찍한 타격을 입혔을 뿐 아니라, 손상된 평판을 회복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코르의 세바스티앙 바쟁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경에서 구금 사건이 발생했다는 보도로 미국 방문에 대한 나쁜 소문이 퍼졌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의 글렌 하우엔스타인 CEO 역시 “캐나다발 예약이 상당히 줄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관광 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해외 방문객은 미국 여행 및 관광 관련 상품·서비스에 2530억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내 여행 및 관광 관련 지출 총액 1조 3000억달러의 19%가 넘는 규모다.

여행 예약사이트 오미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행 예약 취소는 전년 동기대비 16% 급증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여행객의 취소율은 무려 40%에 달했다. 프랑스 호텔 대기업 아코르는 지난주 “올 여름 미국을 방문하는 유럽인들의 예약이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조사업체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항공편을 통한 미국 방문객 수가 9.4%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9% 증가를 예상했던 기존 전망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다.

비단 유럽인들의 미국 방문만 줄어든 게 아니다. 미국인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상승 등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진애틀랜틱항공은 지난주 미 소비자들의 대서양 횡단 항공편 수요가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어 프랑스-KLM의 벤 스미스 CEO도 지난 9일 “시장이 약간 침체함에 따라 대서양 횡단 이코노미석 요금을 인하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FT는 “항공사의 성패는 경제 전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소비자들은 경기침체가 우려될 때 항공 여행을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유럽과 미국 간 대서양 노선은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노선”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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