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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대표는 대학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우선 세계 100위권 대학들의 순위를 들었다. 개별 대학의 순위도 중요하지만 100위권 내에 진입하는 대학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목 대표가 국내 대학들의 상황을 비관하는 것은 재정 상태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지난해 기준 전국 154개 사립대 평균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96.8%다. 수익용 기본재산이란 대학 법인이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재산으로, 법인이 소유한 토지나 건물, 주식, 정기예금·금전신탁, 국·공채 등을 말한다. 대학설립·운영 규정에 따르면 대학은 연간 학교회계 운영수익 총액(기준액)에 해당하는 금액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상위 15개 대학중 국·공립대를 제외한 13개 사립대 가운데 기준액 이상의 수익용 재산을 확보한 대학은 건국대와 연세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 4개 대학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은 대학을 키워야 한다는 인식 속에 구조를 개편하고 재원 투입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해 2035년까지 중국을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 글로벌리더로 키워내겠다는 뜻을 담아 ‘2035 교육 강국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대학들은 반도체와 양자컴퓨팅 등 핵심 전략분야 학과를 개편하고 구식 학과들은 폐지했다. 올해까지 중국 과학원은 50억위안(한화 약 9000억원)을 투입해 대학과 연구소의 고위험·고수익 기초 연구를 지원키로 했다. 일본은 지난 2021년 자금 운용 이익으로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하는 10조엔(약 100조원) 규모 일본 대학 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목 대표는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대학기술지주들이 더 성과를 내야 한다”며 “세계 100위권 대학에 다수의 대학들이 포진하려면 연구를 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뒷받침되는 재원이 있어야 한다. 민간보다 더 치열하게 경쟁해서 성과를 내고 그 자금이 대학으로 들어가 활용될 수 있도록 잘 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의대 쏠림’ 현상과 관련해 바람직하진 않지만 부정적이지도 않다고 언급했다. 의대 출신들이 창업에 나서고자 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창업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강건욱 창업지원단장부터 서울대 의대 핵의학과 교수 출신으로 바이오 스타트업 ‘클리켐바이오’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목 대표는 “의대 쏠림이 우려되긴 하지만 전체적인 질을 높이면 된다”며 “공대는 공대대로 더 잘되는 모습을 보이면 관련 회사들로 인재들이 진출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어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면 우리 같은 투자자들이 더 모여서 스타트업들이 잘 되게 하고, 창업자에 대한 좋은 인식을 만들면 언젠가 인재는 돌아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