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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 전세나 월세가 주를 이루던 임대차 시장에 이사 공백, 인테리어, 출장 등 수요로 주 단위로 계약을 맺는 초단기 임대거래가 파고들고 있다. 특히 한 달 살이나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등의 트렌드가 자리매김하며 지방의 초단기 임대 수요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단 분석이다.
13일 부동산 업계 및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 따르면 주 단위로 계약을 맺는 부동산 단기임대 거래액 규모는 작년 한 해 기준 8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단기 임대 시장은 매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6억원에 불과했던 거래액은 2022년 50억원으로 5배 증가했으며 2023년 260억원을 기록했다. 단기 임대는 전·월세처럼 고액의 보증금이 필요 없는데다 호텔 등 숙박 시설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가족 단위의 수요자들이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작년은 서울·수도권에 비해 지방의 초단기 임대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주 단위 임대 계약 건수는 2023년 1만 5710건, 2024년 4만 9960건으로 2년 만에 3배 넘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지방의 경우 4590건에서 2만 40건으로 5배 가까이 증가해 서울·수도권의 증가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단기 임대플랫폼 삼삼엠투를 운영하는 스페이스브이 박형준 대표는 “단기 임대 시장이 형성될 초기에는 지방에는 공급 자체가 없어 계약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공실로 남아 있는 지방 아파트에 더해 기존 월세나 전세 물량들도 수익률이 30%가량 더 높은 단기 임대로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지방의 단기임대 수요 증가는 한 달 살이 트렌드 확산, 원격근무 증가, 관광 및 체류 수요 확대 등이 주요 요인”이라며 “수도권보다 저렴한 주세와 쾌적한 자연환경을 고려한 장기 체류 선호가 증가하면서 속초, 제주, 부산 등에서 단기임대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의 단기 임대 수요는 관광 등 한 달 살이 요인이 되는 입지의 아파트에 국한된 사업모델로 전반적인 미분양해소까지 이끌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대표는 “단기 임대 수요는 실거주 목적이 아니며, 신규 주택을 구입하기 보다는 기존 주택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미분양 해소로 직결되긴 어려울 것”며 “다만 수익성이 입증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단기임대용 부동산 투자 수요 증가로 미분양 물량이 일부 해소될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적인 해소에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