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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서 사라지는 '진미채'…이상기후에 먹거리 비상

권효중 기자I 2025.04.03 05:05:00

3월 가공식품 3.6% 올라…15개월만에 최대폭
이상기후에 고환율까지…원가부담 높아져
페루 오징어 품귀에 오징어채 13년만에 최대폭↑
편법 인상, 담합 '경고'…물가안정책 계속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서민의 반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진미채 볶음’이 식탁 위에 쉽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재료가 되는 오징어채 가격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다.
(사진=게티이미지)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이어지며 국내 먹거리는 물론 가공식품의 원료가 되는 각종 수입 농수산물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고환율까지 겹치며 가공식품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자 식품 가격 인상도 지속하는 모습이다. 오징어부터 카카오와 커피 생두 등 여러 원재료가 이상 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어 앞으로도 식품 가격 인상 행렬이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각종 수입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할인지원 등 물가 안정 정책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페루산 오징어’ 품귀에 오징어채 40.3% ‘쑥’

2일 통계청의 ‘2025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오름폭(2.1%)을 상회했다. 지난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만에 가장 큰 폭 오른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초만 해도 1%대였던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0% 올라 2%대로 올라선 이후 1월(2.7%)과 2월(2.9%)에 이어 3월 들어서는 3%대까지 오름폭을 점차 키우고 있다.

주요 가공식품을 살펴보면 김치(15.3%)가 배추·무 가격 강세로 인해 큰 폭 올랐으며, 초콜릿(15.5%)과 커피(8.3%), 빵(6.3%), 햄 및 베이컨(6.0%) 등도 올랐다. 특히 오징어채 가격은 3월에만 40.3% 올라 조사 대상인 73개 가공식품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11년 8월(43.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기도 하다.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원재료의 작황 부진으로 인한 가격 인상 때문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국내 배추와 무는 물론 카카오와 커피 생두 등도 전 세계적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가격 인상에 더해 수입 시 높은 환율 부담과 가공 과정의 인건비 등도 최종 가격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특히 흔한 반찬이었던 오징어채도 최근 기후변화의 크게 받고 있다. 오징어채는 주로 칠레, 페루 등 남미 지역에서 잡히는 ‘홈볼트 오징어’로 만들어지는데, 전체 수입 물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페루산 오징어가 엘니뇨(수온 상승) 현상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줄며 현지 가격이 2배 이상 뛰었다. 국내 연안산 오징어가 기후변화로 줄어드는 것처럼, 수입산 오징어도 기후변화의 영향권에 들었다.

정부, 가공식품 ‘줄인상’ 경고…물가 안정책 계속

문제는 앞으로도 가공식품 가격이 더욱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달 들어서는 오뚜기 라면과 오비맥주의 카스, 매일유업의 커피 음료 등의 가격이 올랐다. 출고가가 오르면 재고 상황 등에 따라 소비자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4월에도 일부 가공식품 가격 인상과 인상 예고가 있는 만큼 수개월에 걸쳐 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가공식품을 위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정부는 관련 대응을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용량 축소를 통한 편법 가격인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식품이나 외식 물가 등 담합을 통한 가격 인상을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실시하는 한편 햄이나 소시지 등의 원료가 되는 돼지고기 원료육, 계란 가공품에 대해 신규 할당관세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에 시행하던 커피와 코코아 등의 수입 부가가치세 면세, 식품 소재 구입자금 지원 등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일부 과일 등 농축수산물 오름폭도 줄었지만 여전히 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1.9%) 안정세에도 체감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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