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양식장 ‘줄폐사’가 곧 광어나 우럭 등 ‘국민 횟감’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졌고 겨울철 한파와 이례적인 3월 폭설 등으로 배추·무는 물론 대체재였던 양배추 가격까지 뛰는 모양새다.
밥상 물가를 중심으로 물가가 요동치고 있는데다가, 환율 부담도 여전해 3월 소비자물가도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내달까지 배추·무 등 비축분을 풀고, 정부 지원 할인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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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4년 어류양식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양식 어류 마릿수는 3억 3800만마리로, 1년 전보다 29.1%(1억 3900만마리) 줄었다. 이는 통계 작성 및 공표가 시작된 2006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며, 마릿수 기준으로도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다.
여름 폭염은 산지 가격 인상으로 곧 연결된다.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인해 고수온 특보가 역대 가장 길었던 71일간 이어졌고, 이 같은 현상이 올해 광어와 우럭 등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달 말(17~23일) 기준 광어(1㎏) 도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3.9% 오른 1만 8700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우럭은 60.0% 오른 1만 8000원에 도매가가 형성됐다. KMI는 “지난해 여름 폐사의 영향으로 산지 가격이 평년 대비 높아졌다”며 “올해도 평균 도매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식 어류뿐만 아니라, 소비가 많은 연근해산 어류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달 고등어 생산량은 전달 대비 72.5% 줄어든 5608톤(t)으로, 생산량이 줄어듦에 따라 산지 가격은 1㎏당 가격은 5937원으로 28.4% 상승했다. 소비자 가격은 1만 3620원으로, 평년 대비 21.8% 높은 수준이다.
갈치(-80%), 오징어(-91%) 등 생산량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품귀’ 수준인 국내산 오징어의 소비자 가격은 평년 대비 70.7% 높게 형성돼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1월 성어기가 마무리된데다가 조업 일수가 줄어들며 생산이 줄어들고,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겨울 채소값도 요동 “할당관세, 할인지원 등 계속”
‘금배추’가 된 겨울 배추를 비롯해 무와 당근 등 가격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근 1㎏ 가격은 5717원으로 1년 전보다 27.9% 올랐고, 무 1개 가격은 3099원으로 65.3% 올랐다. 배추 평균 가격도 지난해보다 50.1% 높은 5514원 수준이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가 크게 뛴 만큼, 다음 달 발표될 3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영향을 받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의 경우 지난 2월 120.33으로 전달 대비 보합세(0.05% 상승)를 보였지만 사과(20.4%), 감귤(14.7%), 오징어(20.5%) 등 농수산품 위주로 큰 폭 올랐다. 생산 비용이 오르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다가, 대체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도 고환율로 인한 추가 부담 우려된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할인 행사와 정부 비축 물량을 푸는 등의 조치를 내달까지 이어간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배추와 무, 양배추, 당근에 대한 할당관세(0%)는 내달까지 이어지고 매일 100t씩 배추 비축물량을 풀고 있어 봄 채소가 출하될 때까지 가격 안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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