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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서 문제였는데’…美 관세폭탄에 해운업 위축 우려

김성진 기자I 2025.04.07 06:13:00

SCFI, 지난해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
美 트럼프 고관세 정책에 공급과잉 현상
수익성 압박 받던 수출기업들에 호재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재작년 말 친(親) 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점령하며 급등한 해상운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급락하며 해운업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HMM 컨테이너선.(사진=HMM.)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392.78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3733.8) 연중 최고치를 찍었던 때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1년 전(1745.43)과 비교해도 352.6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글로벌 해상운임은 지난해 수에즈 운하 항로가 막혀 선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뱃머리를 돌리며 급등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관세를 피하기 위한 중국산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진 것도 운임을 한 차례 더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올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해상운임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이 세계 각국을 상대로 관세 장벽을 높이면 그에 따라 물동량도 줄어들 거란 우려가 현실화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그동안 예고했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는데,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관세가 적용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이틀간 뉴욕 증시 6조6000억달러(약 9600조원)가 증발했을 정도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 기본관세를 적용하고 약 60개국에 이르는 주요 국가에는 관세율을 최대 50%까지 차등 부과하는 식이다. 한국에는 25%의 관세가 적용됐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여기에 선박 공급과잉 현상도 예상된다. 올해 컨테이너선 물동량은 전년 대비 0.2% 감소하는 반면, 선박 공급량은 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SCFI가 1000선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그동안 비싼 해상운임 탓에 수익성에 문제를 겪던 기업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타이어, 자동차 부품, 화장품, 가전, 석유화학 등 수출을 주로 하는 업체들은 지난해 급등한 해상운임 탓에 적잖은 물류비를 부담해야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는 지난해 물류비로만 약 6조원을 썼다. 특히 중소 수출업체들은 아예 선박을 확보하지 못해 수출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5월까지의 해상운임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주로 1년 단위 장기운송계약을 3~5월에 맺는데, 이 시점의 해상운임에 따라 장기계약 조건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시기에 운임이 높아야 협상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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