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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침체(recession)에 빠질 수 있다는 ‘R의 공포’가 뉴욕 증시를 덮치며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가 재연된 가운데 글로벌 증시 반등의 기폭제가 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월 CPI는 오는 18~19일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오는 마지막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될지 여부가 이번 발표에 달렸다.
월가 주요 경제 분석기관들은 2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3.2% 상승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는 괜찮다’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일 공개 연설에서 “미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해왔다”며 아직은 소비둔화나 물가 반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인식을 강하게 시사했다.
2월 CPI 발표는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약 예상치(2.9%)를 웃돈다면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다는 의미로,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어 나스닥 중심의 기술주들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하회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나며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CPI 발표 이후 시장 반응도 주목된다. 만약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다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확인될 경우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시간 기준 13일 오후 9시30분에는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온다. 시장 기대치는 전달 대비 0.3% 상승이다. 이날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있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이 중요하다. 지난 10일 나스닥 지수가 2년 반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 발언 영향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은 채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침체 가능성 질문에 ‘과도기’로 응답한 미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의’ 실현을 위해서라면 단기적인 경기침체나 주가 급락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