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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럼프 1기 때 핵심인사와도 만나 외교 채널을 확대하면서 미국 정치권 영향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하나라도 더 줄일 가능성까지 열었다.
한미 지방정부 최초 관세 대응 전략 연대
미국 현지시각 10일 김동연 지사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는 자동차 부품관세 공동대응을 위한 4개 항에 합의했다. 또 신속한 실무협상을 통해 합의 조항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첫 번째 합의는 경기도와 미시간주 ‘자동차산업 상생을 위한 협의체’ 구축이다. 경기도 내 소재한 국내 완성차 업체 납품하는 부품업체는 전국 23%에 달한다. 미시간주는 완성차 3사(GM·포드·스텔란티스)가 자리잡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메카다.
김 지사와 휘트머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장벽에 대응하는 최초의 한미 지방정부간 전략적 연대기구를 꾸리게 된다. 협의체는 양국 자동차 기업 상생을 위한 정보와 각 기업의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휘트머 주지사의 중재로 한국 부품기업과 GM·포드·스텔란티스 간 대화채널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전날 김동연 지사와 간담회에서 미시간주에 진출한 현대대모비스, 넥센타이어, 엘에스 오토모티브, 엘에스 이모빌리티 솔루션, 한세모빌리티, 디엔 오토모티브, 비에이치이브이에스 등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가장 갈망한 내용이다.
이 대화채널이 성사되면 한국 부품기업들의 정보 갈증 해소에 더해 납품가격 협상과 납품 조건 등 민감한 이슈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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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는 세계경제에 대한 자해행위”라며 “미국 경제에도 관세가 초래할 물가상승과 실직 등으로 인해 절대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휘트머 주지사 또한 “관세는 (예리한 도구가 아닌) 뭉툭한 도구”라며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중요한 동맹관계가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공감대를 표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네 가지 포인트를 명확히 짚어주셨다. 정보교환과 플랫폼이 너무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 우리 둘의 의견이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미시간대 학연’ 트럼프 1기 핵심인사와 교두보
김 지사는 같은 날 오후 당초 순방일정에 없던 스티브 비건 전 트럼프 정부(1기)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자동차 관세 장벽과 북한 문제 등에 대한 폭넓은 조언을 얻기도 했다.
비건 전 대표는 조셉 윤(현 주한미국대사 대리)에 이어 트럼프 1기 정부의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019년 1월 북한 최선희 외무부 부상과 스웨덴에서 ‘합숙담판’을 벌였던 북핵 협상가다. 이후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했던, 트럼프 1기 정부 외교라인의 핵심인사였다.
트럼프 1기 정부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시간주에 소재한 완성차 회사 포드에서 약 15년(2005~2018)을 수석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포드의 무역전략 및 정치적 리스크 등을 평가 감독한 인물이다. 김동연 지사와는 미시간대 동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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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느 정도는 한국 제조업체들이 이미 미국 자동차 산업의 일부가 되는 데 성공했다”면서 “현대자동차가 조지아주에서 차를 생산할 때, 그것은 사실상 미국산 자동차다. 이는 (관세를 낮추는데) 매우 설득력 있는 포인트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시장이나 여론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경우’를 협상 여지가 큰 상황으로 내다봤다.
윤석열 정부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를 묻는 김 지사의 질문에는 “김정은이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도 한국 정부와 소통하려고 할지 의문”이라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에 변화 국면이 있어야 북한도 움직일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협상이 곧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협상을 할지는 의문”이라고 봤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귀국 후 즉각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 중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자 수색 상황을 점검하고, 인근 초등학교 등에 대한 정밀점검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