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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이날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달 들어 원·달러 환율의 하루 평균 변동폭은 19.74원으로 전월(9.79원)의 2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1430원까지 내려갔다가 8일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1480원을 돌파하는 등 대내외 변수에 크게 휘둘리는 양상이다.
최근 환율 변동성은 그야말로 전례 없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예기치 않은 비상계엄 사태로 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됐던 지난해 11월 이후로만 봐도 일평균 변동폭은 △2024년 11월 11.79원 △12월 11.5원 △2025년 1월 12.46원 △2월 9.79원 등이다. 이번 달처럼 거의 20원에 가까운 진폭을 보인 적이 없었다. 직전에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던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도 하루 평균 변동폭이 11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몇달 간 환율 변동성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높은 환율 변동성이 대내외 재료, 특히 악재에 취약한 원화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했을 때보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발표했을 때 환율이 더 크게 올랐다”며 “수출 측면에서도 그렇고 원화가 위원하에 민감하다 보니 원화 가치가 미·중 간 긴장감을 가장 크게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변동성은 정상적인 범위가 아니다”라며 “우리 외환시장이 굉장히 취약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급격한 변동성이 앞으로도 더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환율 변동폭은 징중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계산한 것으로, 오전 9시부터 야간장 마감 시간인 다음날 새벽 2시를 하루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