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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발된 로봇 기술은 특정 환경에만 맞춰져 있어, 운영 효율이나 유지 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배송 로봇의 경우, 배송 품목이 바뀌거나 이동하는 공간 구조에 조금만 변화가 생겨도 다시 설정하거나 조정이 필요하다. 이는 사람처럼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기 어려운 로봇의 특성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 연동 규격을 기반으로 브링온 플랫폼을 개발했다. 브링온은 쉽게 말해 다양한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운영 시스템이다. 서비스 요청이 들어오면, 이를 해석해 로봇에 적절한 명령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브링온 이용자는 로봇에 음식 배달이나 청소 등의 구체적인 작업 요청 시 서비스단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거쳐 명령을 접수한다. 이 명령은 다시 로봇단 API로 전달돼 각 로봇의 기종에 맞게 언어가 변환된 후 실행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로봇이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지원하기 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최적 배차·수요예측·라우팅 등 모빌리티 기술 노하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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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브링온 플랫폼은 이용자의 주문을 판단, 배정하고 명령을 내리는 뇌의 기능을 통합해 수행한다”면서 “여러 대의 로봇이 각자 손과 발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로봇이 고도화된 방식으로 다양한 주문을 처리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끌어냈다”며 “주문 분류는 플랫폼 상에서 진행하고 각 로봇에 최적으로 배차해 관리자 개입은 최소화하면서 배송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범용성을 갖춘 로봇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통합 교통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를 운영하며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쌓아온 경험 덕분이다. 특히 카카오T의 핵심 기술인 예상 도착 시간(ETA) 예측과 주요 기능 다중 출발지 길찾기 등은 로봇 서비스의 효율을 높이는 데도 유용하게 쓰인다는 설명이다.
ETA 예측 기술은 이용자의 현재 위치와 실시간 교통 상황 등 요인을 반영해 도착 시간을 계산한다. 이는 택시뿐 아니라 퀵, 택배 등 사물 이동 관련 서비스에도 활용되며, 로봇 서비스에서도 이동 경로를 최적화해 배차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다중 출발지 길찾기 기능은 로봇 수요를 예측해 가장 효율적인 스케줄을 짜고, 실시간으로 로봇을 배정하는 데 활용된다.
브링온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로봇 브랜드 ‘브링’은 지난해 4월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누디트 서울숲’을 시작으로 8월 충북 제천의 리조트 ‘레스트리 리솜’에서 제공되기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같은 해 10월 삼성물산과 신축 래미안 아파트 단지에 로봇 20여대를 투입하는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는 등 브링온의 주거 도입까지 도전하고 있다.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장은 “배송·청소 등 작업을 수행하는 여러 종류의 로봇이 한 공간에서 함께 작동하려면 전체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수”라며 “서로 다른 기종의 로봇 간 역할과 동선 등을 조율하는 통합 솔루션으로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강점인 플랫폼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종류의 로봇 서비스가 동시에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함으로써 이용자가 느끼는 공간의 디지털 전환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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