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6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해당 사건을 다룬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PD에게 보낸 자필 편지의 내용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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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23년 4월 8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다룬 바 있다. 이날 유튜브 영상에서 김 PD는 “가해자에게 ‘방송을 봤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며 “반론권 때문에 면회도 하러 갔었고 방송 전 보낸 편지에도 한 차례 답장이 왔는데 방송 이후에 또다시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편지에서 이씨는 “김재환 PD님. 8일 방송과 그 전 예고편 전부 다 봤습니다. 진짜 너무하네요. 아이고~ 나 하나로 돈 버니 좋겠네요. 수고하시고 평생 잘 먹고 잘사세요. 마음으로 해주니까 내가 우스워 보였나 봅니다”라고 적었다. 김 PD는 ‘마음으로 해주니까’라는 발언에 대해 “교도소에 접견 갔을 때 자기는 진심으로 말했다는 이런 의미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이씨는 “직업상 이해는 하면서도 BJ 엄태웅, 그런 말로 돈 버는 애들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안 되죠. 2주도 같이 안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튜버 엄태웅 씨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씨와 2주 동안 같은 구치소에 있었다며, 이씨가 재판에서 ‘심신미약’으로 양형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매일 정신과 약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진 편지에서 “PD님도 가족이 있을 거 아니냐. 우리 가족은 그거 보고 뭐라 생각하고 마음 아파할지 생각이라는 걸 안 하냐”라고 항변했다.
본인의 범행에 대한 반성보다는 자기 가족에 대한 걱정이 담긴 글이었다. 김PD는 편지에 대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며 “얼핏 보면 글씨를 잘 쓴 것처럼, 명필처럼 보이지만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씨의 글은 띄어쓰기를 지나치게 넓게 표현하고, 붙어있는 글씨는 모음과 자음, 받침의 크기를 자유분방하게 표현하는 특징을 보인다.
전문가는 “이런 글씨체 자체에서 이씨의 이기적인 특성이 드러난다”며 “누군가 이 글을 이해하라고 쓰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만 예쁘게 쓰고, 가독성은 떨어지게 쓴다”고 분석했다고 김PD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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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전 여자친구에게 보복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로도 또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구치소에서 전 여자친구 A씨에게 3차례에 걸쳐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그는 A씨가 구치소에 있는 자신을 만나러 면회를 오지 않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첫 공판에서 전여자친구에 대한 혐의는 모두 인정했다.
이씨는 이밖에 별도로 기소된 주거침입 사건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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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소송 과정에서 피고 이씨가 재판 기일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고 의견서도 제출하지 않아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는 이른바 ‘자백 간주’로 판단해 원고가 청구한 금액 전부를 인용했다. 피해자 측은 다시 가해자와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당시 사건으로 생명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손해배상금액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부실 수사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가 제작 중이다. 영화 ‘악마가 될 수밖에’(가제)는 살해 협박에 시달리던 묻지 마 폭행 피해자 ‘민아’가 보복 범죄를 응징하기 위해 악마로 살 수밖에 없었던 광기와 집념의 시간을 그린 추격 액션이다. 배우 전효성, 연제형이 주연으로 활약한다.
영화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분당 서현역 사건’ 등 묻지 마 폭행, 칼부림, 보복 범죄와 같은 강력범죄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심각한 범죄 사건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묻지 마 폭행 및 보복 범죄 사건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시나리오 자문에 참여했다.